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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2시. 천둥소리가 났다. 우르릉...한바탕 소낙비가 내렸으면 좋겠다.
요며칠 열대야로 잠을 설쳤다. 어제는 아내와 밤새 선풍기를 두고 실랑이를 했다. 나는 켜고 아내는 끄기를 반복하며 잠을 설쳤다. 내가 심하게 더위를 느껴 깨면 선풍기는 꺼져있었고 그걸 켜면 얼마후 선풍기를 끄려고 부시럭거리는 아내의 모습을 발견했다. 아침에 일어나 식탁에서 그 일을 이야기 하니 딸아이가 배꼽을 잡고 웃는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찬물로 샤워를 해서 몸의 열을 식혔다. 파키스탄은 체감온도가 70도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여름엔 더워야 한다지만 견디기 힘든 더위다.
활짝 열어놓은 아파트 베란다 문으로 시원한 바람이 쏟아져 들어온다. 꺼져있던 선풍기가 뒷바람을 받아 저절로 돌아가는 것을 보고 아내가 재미있어 한다. 아파트 가로수들이 바람에 몸을 맡기고 하염없이 흔들린다. 천둥이 다시 친다. 갑자기 먹구름이 아파트 위를 덮으며 어두워진다.
소낙비가 퍼붓기 시작했다. 시원한 바람이 분다. 거리를 달리는 자동차 바퀴에서 빗물이 튀긴다. 어느새 우비를 갈아입은 피자배달원이 오토바이를 타고 빗속을 뚫고 부산하게 달려간다.
소낙비가 그쳤다. 30분 시원하게 퍼부었다. 아직 대기가 불안정한지 천둥소리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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