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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일상

[사진에세이] 이방인, 도심에 살다

by 하남이 2011. 4.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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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심의 이방인들...

최근 준공된 아파트촌. 
아파트 조경을 위해 곳곳에 심겨진 나무들이 많다. 어른 키 만한 것부터 어떤 것은 적어도 수령(樹齡)이 150~200살은 되어 보이는 것들도 많다. 그들은 대체 어느 산자락에서 뽑혀져 이 도심의 낯설은 아파트촌에 자리를 잡게 된 것일까?





 

# 이방인, 도심에 살다
 

평생 시골에 살다가 도심으로 이사를 하면 적응을 하지 못하고 오래 살지 못한다는 말도 있는데 나무들은 꿋꿋하게 이 도심에 뿌리를 내리고 도시의 온갖 소음과 공해를 견뎌내고 있다. 인적이 드문 먼 산자락에서 민초들의 애환을 지켜보았던  것 같이 이제는 도심의 한복판에서 콘크리트로 덮힌 삭막한 도시에 생기를 불어넣어주고 있다.





 

# 모두가 담장 밖의 이방인

따지고 보면 원래 도시는 없었다. 도시인(都市人)들은 모두 담장 밖의 이방인이었다. 그리고 그 경계에 꽃이 핀다.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달빛과 그림자의 경계로 서서/담장을 보았다/집 안과 밖의 경계인 담장에/화분이 있고/꽃의 전생과 내생 사이에 국화가 피었다/저 꽃은 왜 흙의 공중섬에 피어 있을까/해안가 철책에 초병의 귀로 매달린 돌처럼/도둑의 침입을 경보하기 위한 장치인가/내 것과 내 것 아님의 경계를 나눈 자가/행인들에게 시위하는 완곡한 깃발인가/집의 안과 밖이 꽃의 향기를 흠향하려/건배하는 순간인가/눈물이 메말라/달빛과 그림자의 경계로 서지 못하는 날/꽃철책이 시들고/나와 세계의 모든 경계가 무너지리라                          - 꽃, 함민복-
 


 비가 오네요. 이런 날은 붙임개 빠삭하게 만들어서 간장에 찍어 먹으면 딱인데.. 오후시간도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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