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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4

[에세이] 하남시 검단산 가을 새벽산행 [에세이] 하남시 검단산 가을 새벽산행 칠훍같은 어둠이다. 깜깜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조금의 빛도 허용하지 않는 이른 새벽. 검단산 초입을 오른다. 모두가 잠든 시간에 움직이는 것이 낯설다. 오직 작은 후레시 불빛만 보고 한 발 한 발 내딛는다. 아아.. 발을 내디딜수록 후회가 막급이다. 왜 이런 꼭두새벽에 산행약속을 한 것일까? 그러나 이미 오르기 시작한 길이다. 뒤에서는 누군가 금방이라도 달라들 것 같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으므로 그냥 발을 내딛는 것 이외에는 달리할 것이 없다. 얼마를 걸어 올라왔는지 얼마가 남았는 지 가늠하기가 어려움으로 그냥 발을 내딛을 뿐이다. 그래서 지루함도 없다. 뭐 보이는 것이 있어야 가늠을 해볼 수 있는것 아닌가? 인생길도 이와같을 것이다. 캄캄한 밤같은 인생의 .. 2012. 10. 4.
[가족에세이] 접대오목, 접대알까기 우헐헐, 아빠는 철부지 초등학생 하나, 중학생 하나, 고등학생 하나. 우리 집은 딸만 셋이다. 세 아이가 학교에 가는 아침시간. 아내는 아이들과 한바탕 등교전쟁을 치른다. - 올리, 빨리나와. 야휴 넌 머리감고 씻는데 한 시간 걸리냐? - 에린, 넌 아직도 자고 있냐? 일어나 어서. - 보니, 아까 깨웠는데 얜 여기서 자고 있네. 일어나 어서 올리, 에린, 보니 세 아이들이 잠이 덜 깬 상태에서 아침식탁에 앉아 밥을 먹는둥 마는둥. 비 온다고 우산 하나씩 챙겨서 세 녀석 등 두드려주고 잘 다녀와 하고 인사하면 아내의 아침전쟁 끝~~. 딸아이들이 아직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에 내 특기 중에 하나는 “아이들 약 올리고 울리기”였다. 그럴 적마다 아내에게 치도곤을 많이 당하기도 했지만 아이들과 장난치고 깔깔거.. 2011. 4. 30.
[에세이] 주인집 딸아이 이름짓던 날 # 스안, 제니퍼 배? 휴가 기간중에 집에서 딩굴딩굴하면서 책을 읽었습니다. 냉방도 시원치 않은 차 안에서 몇시간 동안 땀을 삐질삐질 흘리면서 길거리에 시간을 버리느니 실속있는 피서를 즐기고 싶어서였습니다. 식구들과 대학로에 가서 "로미오와 줄리엣 시즌 2"를 보면서 배꼽이 떨어져라 실껏 웃어 보고, 피카디리 극장에서 개봉한지 얼마 안되는 쓰나미에 관한 영화 "해운대(주연 설경구, 하지원)"도 보았습니다. 이번 휴가 나름 짱이었습니다. 김나영이 화가 나면 머리에서 김 나영? 한채영은 집이 한 채영? 구준표가 준 표 워쨌어? 요즘 유행하고 있는 이름을 갖고 하는 유모어입니다. 휴가기간중에 지난 5월 9일 암으로 세상을 뜬 장영희 교수님의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을 읽었습니다. 그 책을 보면 "오보 장영.. 2009. 7. 28.
[포토에세이] 낡은 성경책 지리한 장마철 삼촌의 전사통지서가 마당에 흩날리던 날 할머니는 마당에서 피울음을 울었다. 할아버지는 끄떡도 않했지만 저녁노을 물새가 통곡소리에 놀라 푸드득 날아갔다. 폭우가 그친 새벽 동백기름을 바른 할머니는 삼촌의 낡은 성경책을 끼고 예배당으로 떠났다. 그리고 내 어린 날 오월 쪽빛하늘은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현충일을 맞았습니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마치는 분들께 꽃 한 송이를 바칩니다. 2009. 6.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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